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지난 7월, 그때의 프라하 - 3일차] 맥주 홀릭들의 성지, Amazing Letna Park
    Travel/the Czech Republic 2017. 12. 17. 18:26

    03 /PageFive 

    운이 좋게도 첫번째 숙소에는 현지인이 2년 간 프라하를 탐색하며 엮어 낸 핫 플레이스 추천 책이 있다. 그 책에서 추천했던 곳 중 하나인 PageFive는 National Gallery에서 정말 가깝다. 


    우리는 서점을 참 많이 들렸지만 그렇다고 책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인데 체코의 서점에는 꼭 곁가지 아이템을 판다. 그리고 그 아이템이 우리가 서점을 찾는 이유 중 80%를 차지했다. 보람이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고 희은이는 아트페이퍼를, (이걸 들고 한국에 돌아오느라 꽤 고생을 했다.) 나는 강아지가 괴기하게 그려진 에코백을 득템했다. (희은이랑 보람이는 맘에 들어하지 않았는데 나는 끝내 샀다.)














    04/ Bistro 8 

    곧바로 이동한 곳은 Bistro 8이다. 홀레소비치의 매력은 평범한 주거지와 핫한 공간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그 매력을 여실히 느꼈던 곳이 Bistro 8이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아파트먼트 입구 바로 옆에 위치한 Bistro 8을 볼 수 있다. 


    이곳은 Prague 7 구역 주민이 자주 찾는 레스토랑이라 한다. 우리는 10시쯤 아침을 먹었고, 한시간 쯤 챙겼고, 11시 반쯤 집에서 나왔다. 그리고 내셔널 갤러리에서 어지간히 많은 시간을 보냈던 터라 배가 많이 고팠다. PageFive에 들릴 때 쯤은 거의 3시 반 경. 빠르게 PageFive를 훑은 다음 Bistro 8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할 요량이었다. 


    Bistro 8은 진짜 말 그대로 PageFive 맞은편에 있다. PageFive에서 4시 쯤 쇼핑을 마친 후 곧장 들렸는데, 오늘 장사를 마쳤다고 했다. 재료 소진이었다. 밖에서 본 모습보다 Bistro 8의 내부는 파스텔톤의 인테리어로 너무 예뻤다. 우리는 그곳에 앉아 식사를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다행히도 display 용 음식을 구매할 수 있었다. 스피니치 샌드위치와 기억 안날 이름의 어떤 샌드위치까지 2개를 구매한 후, Bistro 8 밖에서 레스토랑 안을 한동안 아련히 쳐다보며 아쉬운 마음을 조금은 표출한 후에 Letna Park로 향했다. 









    05/ Letna Park 

    /The way to the Letna Park













    /At the Letna Park

    Letna Park는 1)공원과 2)메트로놈(Prague Metromone), 그리고 3)비어가든(Beer Garden)을 모두 포함한 명칭이다. 우리는 Letna Park 중 Beer Garden에 들렸다. 지금은 현지인들에겐 휴식을, 관광객들에겐 프라하 올드타운(Prague 1 지역)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곳은 아직도 공산주의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 있는 역사적 공간이다.


    1955년 노동자의 날, Letna Park에서 1만 7천톤에 달하고 50미터에 이르는 스탈린 동상이 공개된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크게 건립된 동상이지만 역설적이게도 1955년은 스탈린이 죽음을 통해 실각한 뒤 2년이 지난 해였다. 그러니 태생부터 붕괴를 예비한 골칫덩이였다.


    어렵사리 완공된 동상은 스탈린 격하 운동이 일어나자 죽음의 시간을 맞이한다. 스탈린 이후 집권한 흐루시초프는 1956년 제20회 전당대회에서 스탈린의 죄상을 샅샅히 고발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탈린 격하 운동을 시작한다. 모든 소련권 국가는 의무적으로 탈스탈린화 작업을 펼쳐야 했다. 그 중 체코슬로바키아의 수도 프라하의 언덕 꼭대기에 그 동상은 엄청난 크기가 뿜어내는 위용 탓에 반드시 파괴돼야 했다. 어찌나 거대했던지 스탈린 동상은 1962년 군대가 동원돼서야 무너졌다. 프라하 도시 신화로는 군대가 동원한 폭발물에 의해 스탈린의 목이 베였고, 동상으로 형상화된 그의 머리가 언덕 맞은편의 블타바 강으로 넘어졌다고 한다. 머리가 베어진 채로 을씨년스럽게 남아 있던 받침대는 1991년, 빨간색이 포함된 어떤 구조물로 채워졌다.


    단순히 스탈린 동상이 있었던 공간이라 공산주의와 밀접한 건 아니다. 1991년 12월 26일 고르바초프의 사임을 통해 소련이 공식적으로 해체되기 전, 체코-슬로바키아는 앞서 공산주의 정권을 무너뜨렸다. 바로 폭력 없이, 부드럽게 진행됐던 '벨벳 혁명'을 통해서다. '프라하의 봄'을 외쳤던 체코인들이 두번째로 일으킨 민주화 운동, 벨벳 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 바로 Letna Park다. 이전에 산발적으로 일어났던 항의 시위가 1989년 11월 25일과 26일에는 Letna Park로 밀집했다. 이곳에서 약 75만 명이 모여 공산주의 체제에 항의했고 11월 28일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은 당의 권력 포기, 일당제 폐지를 선언하며 공산주의 종식을 알렸다.

    <Letna Park's curse of Stalin> 



    한국의 광화문이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화를 부르던 뿌리 깊은 역사성을 가진 것과 같이 Letna Park도 그렇다. 공산주의 정권을 실각시킨 후에도 민주화 역사의 중요한 장면에서는 항상 Letna Park가 등장한다.


    역사 깊은 공간에서 우리의 가장 큰 관심은 맥주였다. Letna Park의 Beer Garden은 그 이름에 걸맞게 공원 중간 중간 펍이 있다. Bistro 8에서 산 스피니치 샌드위치와 이름 모를 그 샌드위치를 펼친 후 우리는 코젤, 필스너, 사이더를 주문해왔다. 


    세네번 쯤 펍과 우리 자리를 왔다갔다 했을까. 너무 좋았던 전망과 맛있었던 맥주보다 뇌리에 가장 크게 남았던 경험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 웃긴다. 표범 무늬의 전신 타이즈를 입고 있던 그 남자. 친구들과 있었던데다 약간 술에 취한 덕에 용기 있게 그 남자를 맘껏 구경할 수 있었다. Letna Park를 떠나기 직전 한껏 웃은 후에 우리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See more about Letna Park!>



    06/ The way down to home 

    우리는 Letna Park로 올라갈 때, 내려갈 때 다른 길을 택했다. Malostranská 트램 역에서 12번 트램을 타고 Letenske Namesti 역에서 내려 Beer Garden을 방문했고, 프라하 올드타운의 전망을 왼쪽에 끼고 곧바로 Čechův most 역으로 내려왔다. 



    내 심정: 사진 그만찍고 집에가자 제발







    07. 오늘 좀 많이 돌아녀서, 쉬었다. 3일차 끝! 





    4일차로 이어집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