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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블루보틀, 어디까지 맛봤니?
    Travel/Japan 2018. 9. 21. 17:16

    도쿄 블루보틀, 어디까지 맛봤니?

    지점별 특색을 파헤친다!



    도쿄에 갔다. 평소 발길 닫는 대로 여행하는 스타일이지만 이번 여행만큼은 들리고 말겠노라 다짐한 곳이 있었다. 커피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그 이름, 블루보틀(BLUE BOTTLE)이다.


    블루보틀은 온전히 맛으로 이름을 알렸다. 로스팅 한지 48시간 이내의 원두를 이용해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내린다. 싱글 오리진과 블렌디드 원두의 특성에 맞는 절정의 풍미를 발견하고, 핸드드립 방식에 따른 최상의 맛을 찾아 커피가 주는 최고의 경험을 선사한다. 고집이 만들어 낸 맛. 2002년, 샌프란시스코의 5평 남짓한 창고에서 시작해 2015년, 미국 국경을 넘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미국 밖 지역까지 유명해진 이유다.


    블루보틀2015년 도쿄에 처음 진출한 뒤 3년 간 총 7개의 직영점을 개점했다. 이 중 키요스미 시라카와, 아오야마, 롯본기, 나카메구로까지 4개 지점을 찾았다. 한 곳만 방문했다면 서운했을 만큼 지점별 특징이 뚜렷하다. 도쿄에 들릴 계획이 있는 이들을 위해 각 지점별로 다른 분위기와 커피 맛을 소개한다. 짧은 일정으로 모든 지점을 방문하기 어렵다면 이 글을 참고해 취향에 맞는 매장을 들려보길 바란다.



    블루보틀커피 키요스미 시라카와 로스터리 & 카페



    첫 아시아 지점. 키요스미 사라카와 지점은 도쿄 중심가에서 살짝 비켜난 곳에 있다. 키요스미 시라카와 역에서도 조금 오래 걸어야 한다. 강렬한 햇빛과 눅눅한 습기가 지배하는 도쿄의 여름에 방문하기엔 적잖이 불편한 접근성이다. 하지만 이 편치 않은 위치엔 이유가 있다.


    주택으로만 채워진 한적한 거리를 10분 가량 걷다 보면 하얀색 바탕에 푸른 병이 그려진 건물을 발견할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카페일거라 생각했던 오해가 겸연쩍게 큰 로스터리 시설이 보인다.


    블루보틀 아시아 1호점은 카페가 아닌 로스터리 시설이다. 오픈만 하면 매출은 자연스레 따라올거라 예상됐던 첫 아시아 지점을 로스터리 시설로 만든 지점에서 최상의 원두를 제공하겠다는 블루보틀의 견고한 철학이 엿보인다. 과거 목공소가 즐비했고, 지금 사람의 발걸음이 잔잔한 변두리에서 볶아진 원두 맛을 느끼고자 블루보틀의 대표 메뉴 뉴올리언스와 콜드브루를 주문했다.




    뉴올리언스를 한 모금 마신 뒤 연발한 평은 두 가지다. ‘처음 먹는 맛이야'와 ‘맛있어'다. 볶은 치커리와 오가닉 슈가가 첨가돼 보통의 라떼보다 단맛이 진하다. 그렇다고 커피 맛이 연한 건 아니다. 커피를 한 입 가득 물면 단맛에 지배당했다가도 이내 커피의 점령을 허락한다. 밍밍하거나 혹은 텁텁한 라떼만을 경험한 탓에 아메리카노 외골수가 되어가고 있었지만 블루보틀의 뉴올리언스라면 라떼도 오케이다.


    콜드브루는 산미가 폭발한다. 산미가 강한 스페셜티 원두를 주로 취급하는 블루보틀의 명성을 들어왔기에 예상했던 맛이긴 하다. 그래도 이 정도의 산미는 낯설다. 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릴 맛이다.


    개취 다분한 총점은?

    접근성 ★★☆☆☆

    분위기 ★★☆☆☆

    ★★★★





    블루보틀 아오야마점


    블루보틀 아오야마점은 도쿄 2호점이다. 신선한 원두를 공급할 수 있는 로스터리 시설을 먼저 만들었으니 두번째 지점은 도쿄에서 가장 소비 수준이 높고 인파가 북적이는, 흡사 서울의 청담이 연상되는 오모테산도에 차렸다. 도쿄의 플래그십 스토어랄까.


    그래서인지 접근성이 최고다. 오모테산도 역에서 내려 3분 정도 걸으면 매장에 도착한다. 1층에 자리한 편집샵 때문에 블루보틀을 지나칠 수 있다는 게 굳이 찾은 흠이다 . 팁을 드리자면 차라리 편집샵 이름(CABANE de ZUCCA)으로 검색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아오야마 지점의 걸출한 점은 맛도 접근성도 아닌 분위기다. 도심 한복판에 들어서 있지만 자연과의 조화가 일품이라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감탄이 조금 가라 앉았을 즈음 더위를 견딜 정도로 살랑대는 바람을 믿고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2층 높이만큼 키가 큰 나무의 가지 새로 비치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그리고 역시나 뉴올리언스와 콜드브루를 주문했다.



    키요스미 시라카와 지점과 맛이 미묘하게 다르다. 예상컨대 지점마다 취급하는 기본 원두가 다르다거나 혹은 매일 사용하는 원두가 다를 수도 있겠다 싶다. 어쨌거나 뉴올리언스의 맛은 키요스미 시라카와 지점에 별 하나를 더 주겠다. 커피 맛도, 단 맛도, 진하디 진한 게 뉴올리언스의 마력이지만 아오야마 지점의 뉴올리언스 농도는 옅다. 콜드브루는 맛이 비슷했다. 다른 지점에서는 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오야마 지점의 특징을 조금만 더 설명하자면, 관광객 행렬이 이어지는 지역 답게 키요스미 시라카와 지점보다 더 많은 블루보틀 굳즈를 만나볼 수 있다. 굳즈 쇼핑도 방문의 주요 목적인 이들이 있다면 아오야마 지점이 제격이다.



    아오야마점의 총점은?

    접근성 ★★★★★

    분위기 ★★★★★

    ★★★☆☆



    나머지 두 지점은 다음편에서 세세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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