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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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그때의 프라하 - 7일차] 비관과 낙관 사이, 나의 7일차와 카프카의 삶Travel/the Czech Republic 2018. 1. 9. 22:56
01/ 세상엔 두가지 전망이 있다. 비관과 낙관. 이 둘은 한끝 차이다. 나는 물건에 관해서 부정적인 감정 쪽으로는 무디다. 흰 옷에 빨간 양념이 튀거나 비싼 핸드폰을 시멘트 바닥에 떨어뜨려도 '악!' 한마디와 함께 그 사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끝이 난다. 낙관적이라 살기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프라하 7일차 새벽 3시경, 내 핸드폰이 블타바 강물의 강력한 침입에 즉사하고 말았다는 걸 깨닫자 짜증이 밀려왔다. 처음으로 물건이 상하거나 잃어버렸을 때 분노에 휩싸였다. 마침내 프라하 여행에 대한 좋았던 기억이 나쁜 쪽으로 흘러갈 거라 비관하기에 이르렀다. 먼저 베를린행을 취소해야 했다. 혼자서 베를린에 떠나기로 했기 때문에 누군가의 핸드폰에 의지할 수 없었다. 핸드폰에 모셔둔 기차표가 없으니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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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그때의 프라하 - 6일차] 카페, 카약킹, 그리고 사요나라 핸드폰Travel/the Czech Republic 2018. 1. 1. 01:47
06/ CAFEFIN이자 Pho Vietnam Tuan & Lan 며칠 전 어이없는 실패 후, 우리는 쌀국수 먹기 기행을 어떻게든 성공해내기로 마음 먹었다. 현재 위치에서는 가장 가까웠지만 그래도 Play bag에서 자못 거리가 있는 그 곳, Pho Vietnam Tuan & Lan으로 향했다. 여유롭게 걷다 도착하자마자 불안감이 엄습했다. 얼핏 봐서는 베트남 레스토랑임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카페의 경관이다. 게다가 간판을 확인한 순간 판사가 내려치는 재판봉의 쾌활하고도 반복적인 그 소리가 내 귀에서 선명하게 들렸다. "CAFEFIN", 진짜 카페였다. '아닌데, 구글맵에서 확인한 현재 위치는 바로 이곳인데‥' 쌀국수를, 볶음밥을, 하다못해 스프링 롤이라도 먹고 있는 그 누군가를 찾기 위해 내부를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