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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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과 2018년의 건널목을 성북동 한옥에서Essay/Essay 2018. 5. 7. 23:12
자주는 아니지만 대략 두달에 한번씩은 가는 곳, 책바(Chagbar)에서 『20킬로그램의 삶』이라는 책을 접했다. 여기서 작가의 이른바 몰상식한, 아니 오랜 친구는 그녀의 남자친구가 장거리 여행을 떠나버린 당일 헛헛한 마음에 작가를 불러낸다. "야, 27일에 월차 내고 나랑 놀자!" 남자친구가 생긴 이후 연락두절 상태와 다름 없었던 그녀의 친구가 남긴 메시지를 작가는 괘씸히 여긴다. 본인 옆을 지키던 남자친구가 사라진 후 곧바로 본인을 찾자 괘씸죄를 적용해볼까 했으나 작가는 다시 친구의 부름에 응하기로 마음 먹는다. 친구의 급작스런 제안에 그들은 하루짜리 서울 여행을 떠난다. 그들의 선택은 북촌의 한옥. 31페이지에서 38페이지까지를 읽고 책을 덮은 후, 나 역시 곧바로 보람이를 소환했다. "야, 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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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그때의 프라하 - 7일차] 옛 흔적이 남은 공간, Cafe Kavarna와 VysehradTravel/the Czech Republic 2018. 5. 7. 20:53
06/ Kavárna co hledá jméno첫번째 숙소에서 만난 프라하 핫플레이스 추천 책은 Kavárna를 이렇게 표현한다. 공장을 개조한 카페.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모자람 없는 수식어다. 서울에도 공장의 과거와 카페의 현재를 가진 공간이 더러 있다. 대림창고, 앤트러사이트, 카페발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카페들이 '공장'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하나의 느낌으로만 소비되지 않는 건 모두 다른 공장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대림창고는 정미소에서 카페 겸 작품 갤러리로, 카페발로는 철강 공장에서 카페 겸 가구 스튜디오로, 앤트러사이트 합정점은 신발 공장에서 오로지 카페 용도의 적요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서울에 있는 카페들도 뿜어내는 색깔이 이렇게나 다른데 프라하는 어떨까'하는 호기심에서 우리는 Ka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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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그때의 프라하 - 7일차] 체코슬로바키아의 옛 흔적이 남은 공간,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에 대해서Travel/the Czech Republic 2018. 5. 7. 16:43
04/또 한번 쇼핑의 늪으로 팔라디움에 다시 들린 건 언젠가부터 내 관심을 앗아갔던 익숙한 페미닌룩 스타일의 낯선 브랜드, orsay 때문이다. 프라하 4일차, 첫 만남은 은은했지만 여운은 강렬했던 orsay에 7일차 쯤 다시 찾으니 역시나 '그' 옷을 하나 더 사야한다는 마음을 굳혔다. 옐로우(yellow)톤 베이스에 그린(green)톤이 가미된 큐트하면서도 페미닌한 슬리브리스 블라우스. (패션잡지톤 코스프레) 이미 하나를 사고 난 뒤, 약 사흘 간 이 블라우스가 나보다 더 잘 어울릴 누군가가 떠올랐다. 선물을 하자니 나도 갖고 싶고, 나만 갖자니 그 친구가 더 어울릴 것 같고. 고민 끝에 선물 용으로 하나 샀다. 같은 회사라 이 옷을 입는 날에는 꼭 서로 얘기하자는 당부를 잃지 않았다. 카프카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