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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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과 이타심의 공생관계 (2)Essay/Essay 2018. 11. 18. 17:09
/미세한 변화와 거대한 결과 급식비 미납 명단이 불리던 그날도 진희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조회 시간 말미에 잠깐 따라 나오라는 선생님의 말을 제외하고는 평소의 풍경과 같았다. 더 이상 비참한 감정에 내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진희는 평소와 다른 선생님의 관심에 불안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저 무표정으로 선생님을 따라 나설 뿐이었다. “김진희, 여기 근처 성민교회에 다니냐?” “아뇨” “그래? 뭐 어쨌든 거기 목사님이 너 급식비 내줬다. 앞으로 계속 내주신다니까 고맙게 생각하고 오늘부터 밥 먹어라. “ “네? 네.” 모르는 교회였고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굳이 힘을 들여 누군지 알고 싶지도,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원했던 것도 아닌데. 감사함을 느껴야 할 이유를 알지 못했다.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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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과 이타심의 공생관계Essay/Essay 2018. 11. 18. 16:56
/소심한 비밀 살만해진 진희가 말했다. 아프리카나 중남미에 사는 가난한 아이한테 후원해볼까 싶다고. 채원은 급작스레 튀어나온 대화 주제에 마시던 술잔을 내려 놓았다. 갑자기 무슨 소린가 싶은 표정으로 진희를 응시했다. 생각지도 못한 채원의 반응에 멋쩍은 웃음을 지은 진희는 자신감을 잃은 투로 중얼댔다. "아니 뭐, 원래부터 생각은 있었어. 경제적 여유가 없었을 때야 뒤로 제쳐둔 것 뿐이고... 이제는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건데..." 채원은 그래, 네 마음이지 뭐, 왜 이렇게 눈치를 봐, 라고 말하곤 한동안 잔에 머물러 지루했을 술을 비웠다. 말은 퉁명스레 했지만 진희의 속마음을 들은 채원은 놀랐다. 번 돈은 모두 저축한다는 철칙과 지출은 적을수록 좋다는 신념을 만날 때마다 몸소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