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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타 3개월 살기/Day 0] 비행기가 흔들린다.
    Travel/Malta 2023. 5. 16. 21:17

    01.
    흔들어,
    흔들려? 


    겨우 든 잠에서 깼다. 비행기가 흔들린다. 

     

    파리 땅을 갓 떠난 몰타행 비행기는 꽤나 흔들리고 있었다. '드디어!'라며 열망했던 해외 살기를 시작한 나를 대견해하면서도 오랜 비행에 너무도 지쳐 다시 조국의 안락함 속으로 돌아가고 싶은 내 마음처럼. 

     

     

     

     

    02.
    목표 달성! 


    지금은 2022년 4월 30일. 작년 겨울부터 절친과 함께 몰타행 꿈을 꾸었다. 긴 휴식이 필요하다는데 극강의 공감대를 형성한 우리는 회사를 그만두고 드넓은 바다와 생기 넘치는 초록빛 잔디, 그 위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틈으로 들어가기 위해 지중해 행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6개월 동안 생활비 긴축에 들어서며 몰타행 경비를 모을 계획이었지만, 이게 웬걸?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전 회사가 exit에 성공했다. '이번엔 꼭 가거라'라는 어떤 계시였을지도. 그리고 지금 나는 그 계획을 현실로 만든 0일차를 보내는 중이다. 

     

     

    03.
    한 순간에 변하는,
    요사한 마음 


    사람은 참 간사하다. 알고 있었지만, 참 간사하다. 마냥 설레지만은 않는다. 대학생 땐 정말 미국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그러진 못했다.

     

    사회에 나와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부던히 여행을 다니며 해외살기란 못 다 이룬 열망을 해소하려 노력했다. 여행지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현지인 시늉을 하곤 하는 방식으로. 충분하진 않았다. 흉내 낸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달이든, 삼 개월이든, 어쩌면 일년이든 다시금 해외 살아보기를 꿈꾸기 시작했다. 드디어 꿈을 이루는 순간이 다가왔고 조금 설레기는 하는데 말이지... 

     

    아직 몰타 땅을 밟지도 않았는데 집에 가고 싶다. 

     

     

     

     

     

     

     

     

    04.
    정착형 동물,
    그 이름 인간


    오로지 나만을 위해 꾸며둔 그 공간이 그립다. 몰타에선 룸메이트와 함께 지내야 하는데 불편하겠지, 게다가 외국인일테니 더욱 더 그렇겠지.

     

    벌써 김치찜이 그립다. 아무리 한식당이 있다곤 한들 스쿨푸드의 돼지목살김치찜에 비할까.

     

    한국어가 그립다. 승무원과 겨우 세마디 정도를 영어로 나눴을 뿐인데 피곤하다. 한국어만한 언어가 없다. 난 한국어를 사랑하나보다. 

     

     

     

    흔들리는 비행기 속에서 나의 흔들리는 마음마저 느껴진거야... 아직도 비행기는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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