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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과 2018년의 건널목을 성북동 한옥에서
    Essay/Essay 2018. 5. 7. 23:12



    자주는 아니지만 대략 두달에 한번씩은 가는 곳, 책바(Chagbar)에서 20킬로그램의 삶이라는 책을 접했다. 

    여기서 작가의 이른바 몰상식한, 아니 오랜 친구는 그녀의 남자친구가 장거리 여행을 떠나버린 당일 헛헛한 마음에 작가를 불러낸다. 


    "야, 27일에 월차 내고 나랑 놀자!"


    남자친구가 생긴 이후 연락두절 상태와 다름 없었던 그녀의 친구가 남긴 메시지를 작가는 괘씸히 여긴다. 본인 옆을 지키던 남자친구가 사라진 후 곧바로 본인을 찾자 괘씸죄를 적용해볼까 했으나 작가는 다시 친구의 부름에 응하기로 마음 먹는다. 


    친구의 급작스런 제안에 그들은 하루짜리 서울 여행을 떠난다. 그들의 선택은 북촌의 한옥. 31페이지에서 38페이지까지를 읽고 책을 덮은 후, 나 역시 곧바로 보람이를 소환했다. 


    "야, 우리 한옥가자!" 











    희은이까지 합류해 새해를 목전에 둔 날, 우리는 성북동의 한옥으로 향했다. 짐을 풀고 대학로로 나가 훠궈를 먹었다. 한옥에 돌아와 잠시 야경을 감상하고 술을 먹었다. 그녀들의 삶에 여전히 강다니엘인 중요했고, 함께 영상을 봤다. 다시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눴다. 


    당장 며칠 뒤면 새해이기도 하고, 내 나이 중 하나에 아홉수가 찾아왔기에 여러 생각이 산발적으로 들었다. 2017년은 어떻게 보냈던가. 2018년 새해에는 뭘 해야 할까. 새해라는 관념에 얽매여 뭘 꼭 해야만 할까? 일수로 따진다면 시간이 지나가는 건 2017년이나 2018년이나 다를 게 없는데‥


    2017년과 2018년의 건널목에 서니 별의 별 생각이 많이 든다. 관념이건 뭐건 우리는 해로 시간의 흐름을 파악하고, 나이로 나의 인생을 기억한다. 뭘 꼭 해야만 하는 걸까 싶었는데 올해는 평범하지만 어려운 것들을 열심히 해볼까 싶다. 






    일년하고 몇 개월 돈 벌어 봤다고 일상을 진득하게 살아온 이들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서서히 감이 온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무슨 재미로 사냐며 함부로 평가하던 나날의 내가 가소롭기만 하다. 


    큰 목표를 두면 일상의 평범한 것마저 안할까봐 크게 대수롭지 않은 것들로 다짐을 채웠다. 막상 특별할 게 없는데 목표만 되면 이루기 힘들어지는건 뭘까. 나중엔 평범한 것마저 하지 못해 평범하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바랄 것만 같다. 





    /이 글을 완성한 날은 4월이고, 벌써 1분기가 지났다. 다행인건 목표를 잘 이뤄오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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