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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그때의 프라하 - 8일차] SEE YOU AGAIN, 프라하에서의 마지막 밤. 01/ 핫 스팟 추천. Bohempia 좋아하는 일도, 사랑도 언젠가 권태가 찾아오기 마련인데 쇼핑은 아니다. 반복적인 행위지만 항상 새로운 것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 그런가 싶다. 프라하 여행 내내 쇼핑을 즐겼지만 가시지 않은 쇼핑욕은 8일차 아침부터 빛을 발했다. 대마가 과연 인간에게 이로울 수 있을까? Tomáš Rohal은 명쾌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가 제시한 답은 'YES'. 그는 Bohempia를 창업해 근거를 제시했다. 마약으로 명성을 드높이고 있는 대마는 사실 인간 친화적(?)이다. 대마로 만든 원단은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다. 심지어 피부의 주적인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도 겸한다.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대마의 이로움을 티셔츠, 후드, 양말, 신발 등 각종 의류.. 2019. 3. 31.
[스윙키즈] 공산주의와 자유주의의 치열한 대결 속에서 외치다 - FUCK IDEOLOGY /어두운 정서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 중에서 신파 없는 슬픔을 느꼈던 영화를 오랜만에 만났다. 1951년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 국내 최대 규모의 거제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 . 공산주의, 자유주의, 국가와 개인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레 연상시키는 이 배경설정은 흔히 주지적인 메시지로 마무리되곤 했다. 하지만 는 국적과 이념, 인종이 다른 등장 인물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춤'이라는 설정을 만나 진부하지 않게 다가온다. 수만 명의 조선인민군과 중공군 사이에서 말썽쟁이로 유명했던 주인공 로기수가 감금에서 풀려나 돌아온다. 경쾌한 그의 발걸음에 박자를 맞추는 포로들의 박수 소리가 이어지는 동안 포로수용소 소장 사무실에서는 한창 댄스팀 창단을 논의 중이다. 자유 송환을 주장하는 반공포로와 자동 송환을 주.. 2019. 1. 6.
이기심과 이타심의 공생관계 (2) /미세한 변화와 거대한 결과 급식비 미납 명단이 불리던 그날도 진희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조회 시간 말미에 잠깐 따라 나오라는 선생님의 말을 제외하고는 평소의 풍경과 같았다. 더 이상 비참한 감정에 내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진희는 평소와 다른 선생님의 관심에 불안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저 무표정으로 선생님을 따라 나설 뿐이었다. “김진희, 여기 근처 성민교회에 다니냐?” “아뇨” “그래? 뭐 어쨌든 거기 목사님이 너 급식비 내줬다. 앞으로 계속 내주신다니까 고맙게 생각하고 오늘부터 밥 먹어라. “ “네? 네.” 모르는 교회였고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굳이 힘을 들여 누군지 알고 싶지도,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원했던 것도 아닌데. 감사함을 느껴야 할 이유를 알지 못했다. 교.. 2018. 11. 18.
이기심과 이타심의 공생관계 /소심한 비밀 살만해진 진희가 말했다. 아프리카나 중남미에 사는 가난한 아이한테 후원해볼까 싶다고. 채원은 급작스레 튀어나온 대화 주제에 마시던 술잔을 내려 놓았다. 갑자기 무슨 소린가 싶은 표정으로 진희를 응시했다. 생각지도 못한 채원의 반응에 멋쩍은 웃음을 지은 진희는 자신감을 잃은 투로 중얼댔다. "아니 뭐, 원래부터 생각은 있었어. 경제적 여유가 없었을 때야 뒤로 제쳐둔 것 뿐이고... 이제는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던 건데..." 채원은 그래, 네 마음이지 뭐, 왜 이렇게 눈치를 봐, 라고 말하곤 한동안 잔에 머물러 지루했을 술을 비웠다. 말은 퉁명스레 했지만 진희의 속마음을 들은 채원은 놀랐다. 번 돈은 모두 저축한다는 철칙과 지출은 적을수록 좋다는 신념을 만날 때마다 몸소 보.. 2018. 11. 18.
파전에 청하 - 추억을 안주 삼는 혼술 저녁 메뉴를 고민하다 집 근처의 파전이 떠올랐다. 더위가 가신 자리를 쌀쌀한 공기가 채운 요즘 날씨. 급격한 온도차를 감쌀 파전의 연기가 고팠나 보다. ‘파전하면 막걸리’. 거스를 수 없는 공식이라는데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최근에 새로 발견한 조합도 의외로 괜찮다. ‘파전에 청하’다. 기름을 먹은 파전의 느끼함을 청하의 깔끔함이 쓸어내리는 기깔난 조화에 빠졌다. 포장마차에 들러 해물파전 한 장을 포장하고, 편의점에 들려 청하 한 병도 봉지에 담았다. 집에 도착해 파전을 베어 물고 연이어 청하를 들이키니 불현듯 청하와 관련된 추억이 떠올랐다. 나의 친구 A모 씨는 청하를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청하의 뚜껑을 좋아한다. 아니다. 더 정확하게는 다 마신 청하의 뚜껑을 모아 한 줄로 걸어놓는 걸 좋아한다... 2018. 9. 26.
[여행 아니고 독(獨)행] 7월의 피크닉도 좋아요 [여행 아니고 독(獨)행] 7월의 피크닉도 좋아요 황금 같은 주말. 나가고 싶은 욕망이 들끓는 주말. 그런데 귀중한 시간을 내어줄 친구가 한 명도 없다고? 그렇다고 집에만 있을 수 없다. 혼자 놀 수 있는 곳, 바로 이곳이 있다. 궂은비가 내리던 주말에 피크닉'을' 갔다. 대차게 비가 내리는 날에 피크닉이라니? 대범함에 놀랐다면 미안한데, 사실 정확히는 피크닉(Piknic)'에' 갔다. 헤비 인스타그래머(Heavy Instagramer)라면 한번쯤 피드에서 봤을 피크닉(Piknic)은 2018년 5월에 오픈했다. 오픈한 지 갓 두달이 지났지만 벌써부터 평일과 주말을 구분할 것 없이 사람으로 붐빈다. 구식 건물의 외벽이 가진 레트로 감성은 고스란히 보존하고, 낡은 내부의 진부함은 트렌디한 모습으로 탈바꿈 .. 2018. 9. 26.